집에 프린터가 없어서 값싸고 이용이 편리해 도서관에서 종종 프린트를 하곤 합니다.

오늘도 프린터를 사용해야 할 일이 있어서 갔는데, 평소에는 안 계시던 여자직원분이 계시더라구요.

작업을 마치고 프린트를 하려고 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지 용지가 안 나왔습니다.

여자직원분에게 프린트가 안 된다고 문의를 하니깐 약간 짜증섞인 말투로 보러 오시더라구요.

제가 사용하기 바로 전에도 에러가 한번 난 상황인걸 알고 있었습니다. 또 문의하니 짜증나실만도 하셨겠죠.

10분정도 기다렸다가 된다 안 된다 말씀이 없으시길래 사용해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근데 또 짜증을 내시면서 쳐다도 안 보시고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기분이 나빠서 이렇다 저렇다 설명도 안 해주시고 짜증을 내시냐고, 여기 도서관 직원분 아니시냐고, 프린트값 주실꺼냐고 물었습니다.

그때부터 그 분이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는데, 조용한 도서관에서 그러시니깐 제가 더 민망하더군요.

그 분 말씀은 제가 자꾸 프린터가 되냐 안 되냐 물어봐서 본인도 짜증을 냈다고 하시는데, 전 정확히 프린터가 안 된다고 문의할 때 한번, 다시 되는 거냐고 물은게 다 입니다. 여기서 더 어떻게 줄여서 물어봐야 하는 건가요? 제가 직원분이 짜증낼까봐 문의도 못 하는 건가요?

또 제가 먼저 짜증을 내서 본인도 짜증을 냈다고 하시는데, 기다렸다가 프린트만 하면 되는데, 제가 뭣하러 그 직원분에게 짜증을 내겠습니까? 그 직원분은 유치하게 끝까지 제가 먼저 짜증을 냈다고 하시더라구요. 전 아니라고 했습니다. 근데 더 어이없는 그 분 말이... 제가 가만히 있어도 짜증을 내고 있는 얼굴이라고 하시더군요. 정말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제가 도서관가서 인상지적까지 받아야 하는건가요? 나중에 그 부분에 대해서 항의를 했더니, 본인은 그런 말 한적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시더군요. 도대체 뭣땜에 저한테 그토록 화를 내시는 건지도 모르겠고... 흥분하셔서 할말 못 할말 구별도 안 하고 막 하시다니요.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물어보시더군요. 나이에 따라서 응대하는게 달라지는 건가요? 많지는 않지만 20대 후반에 군대도 갔다오고, 학교졸업하고, 사회경험도 있는 사람입니다. 앉아서 다리꼬고 얘기한다고 혼났습니다. 먼저 화를 내시는데 제가 공손히 손발모으고 듣고 있어야 하나요?

2층 입구 열람실 앞에서 큰 소리로 대화가 오갔습니다. 저는 도서관이고 언성이 높아지니 나가서 얘기를 하자고 했습니다. 안 나가신답니다. 결국 끝까지 열람실 앞에서 큰소리로 저한테 화를 내시더라구요. 사람들도 쳐다보고, 주변에 민폐고... 정말 민망했습니다. 아니 도서관 직원이 나가서 얘기하자고 하는 것도 모자를 판에, 제가 나가자고 하고 있으니...이거 뭔가 바뀐 것 같지 않습니까?

결국 얘기가 안 통할 것 같아서 그만 하시라고 하고 내려오는데, 제 뒤통수에 대고 끝까지 뭐라고 하시더군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성함을 물었습니다. 사무실 가서 물어보라고 하시더군요. 진짜 이건 뭔지...

내려와서 사무실에 계신 직원분에게 상황을 설명하니 정말 죄송하다고 하시면서, 다신 이런 일 없을꺼라고 친절하게 응대해주시더라구요. 그제서야 조금 화가 풀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이 오가는 장소이고, 이용시설이니깐 크고 작은 컴플레인이 없을 수는 없겠죠. 근데 프린터 하나 안 된다고 문의한 것뿐인데, 일을 이렇게까지 키우시니... 무서워서 뭘 물어보기나 할 수 있을까요?

친절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설령 이용자가 먼저 짜증을 냈다 하더라도 일종의 서비스업을 맡고 계신 공공시설의 직원분이 짜증은 니가 먼저 냈네, 예의가 없네, 얼굴이 이러네... 이런 막말을 가리지도 않고, 그것도 조용한 도서관에서 큰소리로 화를 내시다니요... 정말 황당하고 어이가 없습니다.

동네에 도서관이 들어와서 정말 기쁘게 생각했고, 그 동안 이용도 잘 했습니다.

건물도 깔끔하고 직원분들도 친절하셨구요. (제가 물건을 분실한 적이 있었는데, 잘 챙겨주셨습니다)

근데 이젠 기분 나쁘고, 민망해서 도서관 이용을 못 하겠네요.

직원 한분 때문에 도서관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는 저와 같은 일이 없었으면 해서 이런 똥글 남깁니다.

수고하세요.